[인터뷰] 키드짐아동청소년발달연구소 박주병 원장

유원석 기자
입력일 2017-11-21 11:27 수정일 2017-11-21 11:27 발행일 2017-11-22 99면
인쇄아이콘
“오늘 뭐 했니?”…“그냥 놀다왔어요”

언젠가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졌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부모의 바람은 현실적으로 실천이 힘든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만지고, 노는 과정을 통해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건강한 마음을 다질 수 있다”고 말하는 박주병 박사는 국내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심리운동에 대한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치유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최근 화성시 동탄에 ‘키드짐아동청소년 발달연구소’를 오픈했다. 심리운동, 특수체육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학문적 업적을 쌓아 온 박주병 원장을 만나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왼쪽부터 박주병 원장, 헬게 아플라바흐 심리운동사, 김민주 부원장, 프랑크 니켈 교수

▲심리운동, 특수체육이라는 단어가 아직 생소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해오다가 특수체육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학교에서 특수교사로서 근무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해 왔다. 심리운동은 심리와 운동을 접목한 것으로 독일에서 출발한 치료 및 교육방식이다. 

현재 독일에서는 심리운동의 효과성을 인정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지원도 받고 있다. 심리운동을 한국에 처음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연태 교수(한국심리운동사협회장)를 통해 매년 독일에서 심리운동전문가 및 교수들이 한국을 방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저 또한 2005년부터 지금까지도 매년 정기적으로 연수에 참여하고 있으며, 직접 독일 현지에서 연수를 받기도 한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호주로 유학을 다녀왔다. 한국과는 또 다른 복지시스템을 접하고, 이론적인 부분을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아직 특수체육 관련 센터는 많지 않다. 교사도 부족하며 체육실 규모, 교구를 모두 갖추고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 저희는 학문을 토대로 실제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리운동센터를 통해 많은 부모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본 센터에는 체육실과 심리치료실을 분리시켜 아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심리적 안정감을 꽤하고 아늑하게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갖추져 있다.

2
독일 현지의 심리운동사들과 활발한 연구 및 교류를 나누는 모습

▲심리운동이 기타 운동치료나 심리치료와는 다른 차별성은 무엇인가.

심리운동은 독일체육대학교 키파드(Kiphard)와 소아정신과 의사 휘네켄스(Huehnekens)가  움직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만들어낸 것으로 목표치를 두고 시작하지 않는다. 아동부터 노인까지 연장선으로 지속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특수체육의 경우 특정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이뤄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심리운동은 그렇지 않다. 심리운동은 대상자의 신체적·정서를 고려해 7가지 실천원칙 ‘대상자 중심, 자율결정권, 창의성, 활동중심, 체험중심, 유희적 놀이(즐거움), 주관적 의미부여‘에 의해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추구하고 싶은 방향이 다 다르다. 장애를 가진 아이뿐만 아니라 비장애 아이들 역시 요즘에는 부모의 틀에 가둬 키우는 분들이 많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이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안하고 과잉보호로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있다. 

아이들은 보고, 만지고, 느끼고, 움직이는 과정 즉 놀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그 활동을 위해 어떠한 물건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지 그리고 누구와 어울려야 되는지를 배우게 된다. 즉 신체·물질·사회경험 활동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성공과 실패에 대한 경험, 과정 중에 자신의 역할,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은 물론 신체·사회적 발달이 이루어진다.

▲내 아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사실 내 아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래들보다 늦은 아이들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다리다보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3
체육공간은 바닥에 난방장치를 넣어 아이들의 체육활동에 최적화시켰다.

아이의 사회성이나 또래 아이들보다 늦은 부분이 있다면, 예방접종을 한다는 생각으로 센터를 방문해보시길 권해 드린다. 저희 센터의 경우 무료상담도 가능하다. 이곳에 오셔서 전문가의 체계적 진단을 받고, 상담도 하다보면 부모교육도 함께 이루어진다. 내 아이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점검받는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된다. 

박주병 원장은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론이 바탕이 되지 않고, 임상경험 또한 부족한 교사들이 아이를 지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키드짐아동청소년발달연구소에서는 심리운동을 좀 더 대중화 시키고 아이와 부모가 모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과 또래아이들, 형제자매가 함께 놀며 성장하는 곳, 그곳이 바로 키드짐아동청소년발달연구소다. 

유원석 기자  mapzz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