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스튜어드십코드 우대”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7-11-09 08:40 수정일 2017-11-09 08:40 발행일 2017-11-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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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지배구조 공시 단계적 의무화…스튜어드십코드 참여 기관 우대”
최종구 금융위원장 축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상장사가 지배구조를 단계적으로 의무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최 위원장이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모습(연합)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상장사가 지배구조를 단계적으로 의무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외국인 기관 투자자 대상 회계 개혁 등에 대한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관 투자자가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하도록 상장사의 지배구조 공시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최 위원장은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를 믿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기업이 거래소에 지배구조 보고서를 자율적으로 공시하지만, 이를 차츰 의무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투자 정보를 늘리고 기업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올해 지배구조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아직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달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지배구조 공시율이 사실상 4.4%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코스피시장 748개 상장사 가운데 70개사가 9월 말까지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했지만 이 중 39개사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연초 공시한 보고서를 다시 내놓은 금융회사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 공시율은 4.4%라는 게 연구소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또 “공적 기관에서 자산운용 위탁사를 선정하는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를 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지침이다. 최 위원장은 “국민연금도 참가 여부를 놓고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다른 기관 투자자도 활발하게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공적 연기금이 쉽게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지분 공시 의무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 투자자에게 투자 대상 회사의 외부감사인 지정을 당국에 신청할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내년 감사인 지정제 계획 등도 소개하며 “정부는 감리 체계를 선진화하고 감독의 보완 수단으로 감사인 지정제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