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리듬 깨지면 식이·운동요법 하나마나

정현수 기자
입력일 2017-11-03 10:36 수정일 2017-11-03 10:36 발행일 2017-1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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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앤네이처 한의원 천호점 김규현 원장

# 32살 직장인 A씨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 다이어트를 6개월 째 하고 있다. 국내 영업을 담당하다 해외 영업팀에 발령 후 해외 출장이 잦아진 A씨는 일정 시간에 운동하기가 힘들고 수면 시간도 부족해 운동을 잠시 미뤄왔지만, 건강을 위해 체중 조절을 시작했다. 운동은 일정 시간에 하기 힘들다보니 밤 낮 가리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적어도 주 2회 시행했고, 먹는 것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식사 자리를 제외하고는 칼로리 제한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A씨는 체중이 줄기는커녕 그대로여서 속상하고 막막하다.

A씨와 같이 운동량을 늘리고 식사량은 줄이며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체중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다이어트 방식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생체 리듬을 점검해봐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생체 리듬을 갖는다. 밤이 되면 졸리고 아침에 눈이 떠지는 등 졸음, 배고픔, 호르몬 분비 등 우리 몸은 24시간 주기로 반복적인 생리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를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서캐디언 리듬)‘이라고 하며, 이처럼 규치적인 리듬이 생기는 이유는 우리 몸속에 알람시계보다 더 강력한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일주기 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일주기 리듬은 코티솔, 갑상선 자극 호르몬, 성장호르몬, 프로락틴 등의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심부체온과 혈압 등 주요한 바이탈 사인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것은 물론, 해외 출장과 야간 근무, 야식 등이 잦은 현대인은 생활 환경이 일주기 리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일주기 리듬이 무너지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수면 장애이다. 수면장애는 일상적으로는 시차적응,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상태를 생각하면 된다. 새벽 2-3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게 되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Delayed sleep syndrome), 오후나 이른 저녁에 잠이 들었다가 10-11시경 잠을 깨어 밤에는 잠을 이룰 수 없는 수면위상전진증후군(Advanced sleep phase syndrome) 등이 있다.

수면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필요한 수면시간보다 적게 잠을 자게 된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적정 수면시간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체중증가 및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우울증, 면역력 저하 같은 건강문제에 노출될 수가 있다는 수면 연구보고가 있다.

미앤네이처 한의원 천호점 김규현 원장은 “수면 장애가 있는 경우,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습관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며 “수면 장애를 같이 치료하지 않으면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은 “이런 경우에는 육체적인 요인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문화적인 요인까지 살펴봐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리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방법만으로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TIP. 일주기 리듬 회복법

1. 잠자리에 누워서 하는 스마트폰에 주의하라.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인자는 빛이다. 따라서 취침시간에는 빛을 멀리해야 한다. 낮에는 충분한 햇빛을 받는 것이 좋고, 불가피하다면 실내 환경을 밝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2.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취침과 기상 시간,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3. 운동은 가급적 낮에 한다.

낮에 잠을 자지 않더라도 가만히 누워있는 경우에는 일주기 리듬이 흐뜨러지기 쉽다. 역으로, 야간에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