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회물의·전범 기업 투자 ‘축소’…사회책임투자委 설치

정해균 기자
입력일 2017-10-31 08:30 수정일 2017-10-31 09:34 발행일 2017-10-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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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앞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이나 투명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등 ‘사회적 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를 한층 강화한다.

3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중에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사회책임투자 관점에서 기금운용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는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별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명백하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금 투자를 제한하거나 투자 변경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이나 일본 전범기업 등에 투자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그간 사회책임투자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펀드 투자 규모는 6조3706억원으로 전년보다 5137억원 줄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위탁유형 중 하나로 SRI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데, 국내주식 위탁 규모와 비교해 SRI펀드 비중도 2015년 15.08%에서 2016년 13.38%로 떨어졌다. 작년 기준 사회책임투자 중 대형주 투자비중은 78.1%에 달하며, 소형주는 11.71%, 중형주는 0.74%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책임투자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투자형태를 반영하듯 국민연금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기업이라도 수익성을 토대로 투자해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7년 3월 현재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액은 2조7578억원(평가금액 기준)으로 2016년말 대비 9.1%(2301억원) 증가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50.5%(9255억원) 늘어난 규모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에서 2017년 6월 73개 기업 1조3699억원으로 3년 새 투자기업 수는 1.4배, 평가금액은 2.3배 많아졌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