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SKT, “정확도 95% 췌장암 진단법 개발”

정해균 기자
입력일 2017-10-22 16:33 수정일 2017-10-22 16:34 발행일 2017-10-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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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췌장암의 진단 정확도를 90~95%까지 높인 새로운 검사법이 개발됐다.

22일 서울대병원은 김영수 의공학교실 교수팀과 SK텔레콤 체외진단(IVD) 사업본부가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암 진단 정확도를 높인 ‘3-마커패널’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췌장암 진단법에는 혈액에 있는 당과 단백질에 반응하는 특정 마커(CA19-9) 1가지만 이용됐다. 이 마커의 진단 정확도는 평균 65∼80% 수준을 보이지만, 환자 몸 상태에 따라 정확도가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CA19-9에 아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혈액을 가진 췌장암 환자군에게는 아무런 유용성이 없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단일마커’가 아닌 ‘다중마커’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혈액 속 단백질에 반응하는 다른 마커를 추가로 이용하면 췌장암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김영수 교수는 “예전보다 혈액 분석 기법 등이 발전하면서 각종 질병 진단에 1가지 마커가 아닌 2∼3가지 마커를 이용하는 기술이 하나둘씩 개발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도 이런 관점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CA19-9 외에도 췌장암 진단에 유용한 ‘LRG1·TTR’라는 새로운 마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에 참여한 장진영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혈액 시료 1008개에 이번에 개발한 2가지 마커와 CA19-9를 함께 이용해보니 췌장암 진단 정확도가 기존의 65∼80%보다 훨씬 높은 약 90∼95%까지 상승했다”며 “다만 췌장암 진단 마커의 정확도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이 진단 기법이 이른 시일 내 진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암 관련 국제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