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안내해주는 뽀로로, 소아환자 불안감 감소 효과 톡톡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10-16 09:45 수정일 2017-10-16 09:56 발행일 2017-10-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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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캐릭터가 수술실과 마취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VR영상의 화면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VR을 이용한 수술실 가상체험이 소아의 수술 전 불안감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VR 영상제작 전문회사 더브이알(대표 이길재) 및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와 협업하여 ‘뽀로로와 함께하는 VR 수술장 탐험’이라는 4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VR 영상은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친구들’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수술실의 모습과 마취과정에 대해 설명 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마취통증의학과 한성희, 유정희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가상현실·인공지능을 통한 의학혁신 연구그룹’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소아환자 34명에게 VR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고, 35명에게는 마취와 수술에 대한 안내사항의 정보만 전달했다. 그 결과 수술 전 VR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51.7점 이었지만,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31.7점으로 마취 전 불안감이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취 유도에 완벽하게 순응도에서는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은 12명(34%)이었던 반면, 시청한 그룹은 28명(82%)에 달해 환자가 마취과정에 대한 불안감 및 이에 따르는 불안행동에서도 크게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수술 및 마취는 소아환자에게 몹시 낯선 경험으로 높은 수준의 불안감과 공포를 유발한다. 더욱이 소아의 불안감은 일회적인 심리상황에 그치지 않고 수술 이후의 심리 및 행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식이장애, 악몽, 분리불안, 분노발작 등의 행동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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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가 수술준비 과정을 설명해 주는 VR 영상은 소아환자들이 처음 경험하는 수술실과 수술준비 과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한성희 교수는 “수술 전 불안감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소아환자와 부모가 수술실이라는 낯선 환경과 친밀해지면서 수술준비과정 및 마취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많은 사전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소아환자가 수술실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 즉, 자가조절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교수는 “향후 VR 영상을 이용한 가상체험이 소아환자들의 수술 후 행동방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 VR과 AI를 접목한 최신 장비를 이용한 의료서비스의 의학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후속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11월호 표지 연구로 선정되었으며,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 및 미국 뉴스 통신사 UPI 등 세계적 매체에서 보도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