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TA·수입규제 타격에 LG전자·현대차 ‘울상’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10-10 17:01 수정일 2017-10-10 17:02 발행일 2017-10-11 8면
인쇄아이콘
LG전자, 세이프가드 우려에 장중 4%대 하락…8만원 아래로
현대차·기아차 지난 6월부터 하락세…"한미 FTA 피해 규모 고려할 시점"
8면_LG전자주가추이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착수키로 함에 따라 증시에서 자동차·음식료·철강 업종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는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이 주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른 세탁기 경쟁력 약화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600원(1.94%) 내린 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7만8900원까지 떨어지면서 4%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세탁기 산업에 한국 제품이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미국 ITC는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 후 11월21일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수위와 강도를 결정하게 된다.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LG전자의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발효된다면 미국 수출 물량 80% 이상을 이미 태국과 베트남에서 현지화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는 태국과 베트남 생산물량의 관세인상이 불가피해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한미 FTA 수혜주인 현대차, 기아차 등은 한미 FTA 재협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하락세다. 지난 7월3일 16만3500원이었던 주가는 15만1000원으로 7.63% 내렸다. 같은 기간 기아차(-17.44%), 현대모비스(-6.75%) 등도 하락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시장 판매 부진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FTA 재협상 논의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악재”라면서 “한미 FTA의 개정 가능성보다 피해 규모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한미 FTA 재협상을 원하는 만큼 대미 무역 흑자의 요인으로 지적됐던 자동차·철강·농업 등과 서비스 시장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정 협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FTA 폐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한국 증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은 일부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