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싸는 외국계 운용사 “형평 어긋난 규제 완화해야”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9-27 16:59 수정일 2017-09-27 17:00 발행일 2017-09-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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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지난해 공모펀드 규모 추월…공모펀드 시장 위축
외국계 운용사 "국내외 형평 어긋난 규제 조정해달라" 요청
8면_공모·사모펀드순자산규모

JP모간자산운용사가 국내 펀드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공모펀드 시장 위축으로 외국계 운용사들이 하나 둘씩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간자산운용은 지난 20일 은행, 증권 등 판매사에 설정된 펀드를 다른 자산운용사로 이관하기로 했다. 공모펀드 시장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따라 10년 만에 국내 펀드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 사업을 철수했고, 지난 8일 UBS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와 경영권을 하나금융투자에 넘겼다. UBS는 하나금융그룹과 협업 관계를 끝내고 한국 자산운용시장에서 부분 철수한 것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도 한국 시장을 떠난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녹록지 않은 공모펀드 시장 환경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를 순자산, 설정액 모두 추월했다. 지난해 6월 말 사모펀드 순자산은 228조9000억원으로 공모펀드 순자산(224조5000억원)을 추월했으며, 설정액도 지난해 9월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6월 말) 역시 공모펀드 순자산은 223조9000억원으로 사모펀드(275조1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외국계 운용사들은 해외 자산 펀드들이 많은데,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해외주식형펀드도 비과세가 올해 끝나는 등 해외자산과 국내자산 간 차별이 존재한다”면서 “국내 자산 중심인 국내 운용사와 비교했을 때 외국계 운용사가 고전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역외재간접펀드만 규제 완화해줘도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면서 “현재 역외재간접펀드의 경우 모펀드는 수조원에 이르지만 자펀드는 50억원 미만의 소펀드로 분류되면서 규제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도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전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다뤄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역외재간접펀드는 운용자산을 모펀드 기준으로 보도록 모범규준을 변경한다면 소규모 펀드 정리규제는 바로 완화할 수 있다”면서 “과거부터 건의된 사항이라 빠른 시일 내 규제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