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사드보복에 결국 중국 점포 매각 결정

박준호 기자
입력일 2017-09-14 18:04 수정일 2017-09-14 21:25 발행일 2017-09-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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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 보복에 시달린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롯데마트는 중국내 전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드보복 장기화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사드 추가배치로 중국 사업이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점포를 운영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간 중국 철수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롯데마트가 매장 매각에 돌입한 것은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사드 보복으로 인해 롯데마트가 지금까지 입은 피해 규모는 5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수혈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추가 지원에 나섰지만, 한중 관계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이번 롯데마트를 비롯해 중국 내 전 계열사의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2008년부터 3조원을 투입한 롯데월드 선양 건립사업은 소방점검 등을 빌미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