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거취약계층’ 늘었다…찝질방 고시원 거주 7만가구 넘어서

정해균 기자
입력일 2017-09-10 16:23 수정일 2017-09-10 17:05 발행일 2017-09-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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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 가운데 주택에서 사는 가구는 줄어든 반면 고시원이나 찜질방 등에서 지내거나 노숙을 하는 가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이외 거처 가운데 ‘기타’에 해당하는 서울 거주 가구는 7만2140가구로 지난 2015년(6만9870가구)보다 2270가구(3.2%) 증가했다. 통계청은 가구의 거처를 주택과 주택 이외 거처로 분류하고 있다. ‘주택 이외 거처’는 다시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기숙사 등 특수 사회시설, 판잣집·비닐하우스, 기타 등으로 나눠 집계된다. 이 가운데 ‘기타’는 상가·고시원·찜질방 등을 전전하거나 노숙을 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 놓인 가구를 뜻한다.

작년 서울의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 증가율은 전국 평균 3%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작년 서울에 거주하는 전체 일반 가구가 한 해전보다 200여 가구 늘어났지만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0.4% 줄어 주거 취약 계층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서울 일반 가구 수 증가에도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359만265가구에서 357만5219가구로 0.4% 줄어들었다. 전체 일반 가구 중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중구(4.4%)였으며 금천구(4.3%), 종로구(3.9%) 등 순이었다.

주택 이외 거처 중 판잣집·비닐하우스 거주 가구는 1976가구로 재개발 등 영향으로 전년(2279가구)보다 13.3% 감소했다. 판잣집·비닐하우스는 대부분 자치구에서 줄어들었지만 송파구는 43가구에서 186가구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 주거 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집값과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주택 거주 비율이 높은 3∼4인 가구가 서울을 빠져나가고 1인 가구의 전입이 늘어난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주택 이외 거처 ‘기타’는 15∼19세(35.7%), 20∼24세(16.7%), 60∼64세(11.4%) 등 1인 가구가 많은 젊은 층과 노인 인구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또 경기 침체로 집을 포기한 채 음식점 등 영업장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이외 거처 중 ‘기타’ 통계를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가 상가 등에서 사는 자영업자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