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폐기’ 수면 위로…두달새 현대차 주가 15% 하락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9-05 17:32 수정일 2017-09-05 18:00 발행일 2017-09-06 8면
인쇄아이콘
현대차 시총 5조6000억원 증발…기아차·현대모비스도 흔들
"자동차 주가타격 불가피…미국의 일방적 FTA 폐기는 어려울 것"
2017090510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의 발언에 따라 대표적인 한미 FTA 수혜주인 자동차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FTA 폐기 발언 다음 날인 지난 3일 2% 이상 하락했으며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1.43% 떨어진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 FTA 재협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현대차 주가는 15.6%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아차(-11.89%), 현대모비스(-7.74%), 쌍용차(-19.47%)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한 중국시장 매출 감소,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주가 추락으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무려 5조6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시총 역시 각각 1조8000억원, 1조9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허리케인 재해 지역인 휴스턴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잡한 절차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재개정보다 폐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미 FTA합의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는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만약 한미 FTA가 폐기돼 2.5% 관세가 부활할 경우 유럽,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중 40%가 현지 생산이 아닌 수출로, 2.5% 관세가 생기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면서 “심리적 불안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박춘영 연구원도 “자동차 업종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가장 크고,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6%로 높아 주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FTA를 폐기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북한 도발로 인한 한미 간 공조가 강화된 시점에 폐기이슈는 모두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