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북핵실험에 증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중기 영향 제한적”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9-04 09:15 수정일 2017-09-04 09:15 발행일 2017-09-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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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번째 핵실험을 감행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4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북핵리스크가 코스피에 단기적 영향을 주겠으나 과거 사례와 비교해봤을 때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의견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북한 리스크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의 조정 압력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주가 조정은 오히려 적극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의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평균 5거래일 이내에 제자리를 찾아갔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영호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훼손 없는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주가 급락은 결국 이벤트 전의 정상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점을 과거 경험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북핵 리스크 발생시 단기 코스피 흐름은 평균 5일 내 회복했다”면서 “코스피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이 자국 내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리스크의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대응인데, 북한에 대한 긴장 수위 확대는 가능하지만 선제적 타격 등을 결정하기에는 9월 미국 의회 개회, 10월 중국 당대표대회 등 예정된 자국 내 이슈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북핵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악재가 추가로 발생해 과거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 북한이 강행한 6차 핵실험이 과거보다 횟수, 실험강도 등에서 월등히 강했다”며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대화로는 북한 도발을 막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과거와 달리 높은 강도로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북한 핵실험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더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7월 중순 이후 시작된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북한이 앞서 5차례 핵실험을 했을 때 코스피는 2~5% 조정 받았고, 이번 조정은 2~3주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