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T株 주도주 자리 내주나…철강·화학 ‘주목’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8-23 16:57 수정일 2017-08-23 16:57 발행일 2017-08-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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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LG화학·고려아연 등 철강·화학 외국인 순매수 상위
"국내외 IT 투자심리 둔화 관찰" vs "IT 단기 조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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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치면서 IT 업종이 주춤한 사이 철강, 화학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자 기존 주도주인 IT주가 후퇴하고 경기민감주로 주도주가 바뀔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IT 업종의 순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IT 업종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지난달(7월3일)부터 이날까지 2조6431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를 7959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한 달 사이 코스피200정보기술 지수는 2205.16(7월24일)에서 2121.64로 3.78% 감소한 반면 코스피200에너지·화학지수와 코스피200철강·소재 지수는 3%대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LG화학은 36만6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 시가총액이 16조7000억원(1월2일)에서 25조8000억원까지 약 9조1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시총 순위 역시 급상승해 6위를 차지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포스코 주식을 3639억원어치, LG화학을 2430억원어치, 고려아연 1227억원어치 사들여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철강, 화학주가 이름을 올렸다.

이에 기존 주도주였던 IT가 후퇴하고 경기민감주가 주도주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송승연 연구원은 “IT업종이 재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IT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가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IT 투자 심리 둔화가 모두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도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당초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했던 경기민감주들의 실적 선전이 감지 됐다”면서 “화학, 철강, 기계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IT 업종의 실적 역시 둔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IT주가 다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KB증권 이병화 연구원은 “1999년 IT 버블·2004년 중국 인프라 랠리·2009년 전차(IT 및 자동차)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등 시장 대표 주도주들은 2~3배에서 수십 배까지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업종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탄탄해 IT 업종의 가격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