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지는 소액주주…“코스피 이전상장·분할합병 반대”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8-22 16:36 수정일 2017-08-22 16:36 발행일 2017-08-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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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서울 시내에 운영중인 롯데 4개사 분할합병 반대 촉구 홍보버스. (사진제공=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최근 증시에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상장사 경영 사항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이전 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까지 달성시키는 등 주주권이 강화되는 추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안건으로 다루는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하고자 동의서를 받아왔다. 소액주주 6000여명의 요청으로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법적 요건이 갖춰졌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코스닥 시장보다 코스피 시장이 수급이나 주가 흐름에 유리하고, 빈번한 공매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이전 상장을 요구해왔다.

이에 셀트리온은 다음 달 29일 인천광역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 건’ 을 상정한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일부 소액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분할합병안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위험을 나머지 3개사(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주주들에게 전가해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주주배당 성향 강화 등을 제시하며 회유에 나섰으나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롯데그룹 4개사 분할합병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버스를 주총 전날인 28일까지 서울 시내에서 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 소액주주 및 우리사주조합 역시 임시주총 결의 사항인 유상감자 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유상감자가 대주주를 위한 고액배당이자 임시주총 결의 자체가 이미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무효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 움직임이 향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강화는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되자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해 다른 회사로 갈아타기보다 소유한 기업의 주가를 올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코스닥 잔류 의지, 거래소의 규정 변화를 통한 코스피200 특례편입에도 주주들의 이전상장 요구를 막을 명분과 실리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