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급물살…"기업 가치 상승 기대"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5-11 17:05 수정일 2017-05-11 17:06 발행일 2017-05-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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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상장사 주식 보유 102조원 국민연금 도입 움직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떨어내는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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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면서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 입찰을 진행했다. 용역 기간은 5개월로, 오는 10월쯤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증시에서 102조원 가량의 자금을 운용 중인 최대 기관투자가이지만 그간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투자처인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주도로 스튜어드십 코드 세부 지침이 마련돼 자산운용사 8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 측은 지난 8일 비상경제대책단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효성 있게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을 비롯해 향후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는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참여로 배당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이 예상됨에 따라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이로 인해 지주회사의 투자 매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은 “한국 재벌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는 기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기업이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장하고 번창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