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공공기관 지정해제 후 예산 펑펑…직원에 정장 2벌씩 돌려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10-13 14:56 수정일 2016-10-13 16:42 발행일 2016-10-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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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 개장 행사 예산 25배로 증액…직원 옷에 4억7천만원 써
-채이배 의원 “거래소 방만운영 심각…공공기관 재지정 해야”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해제 이후 직원에게 정장을 2벌씩 돌리는 등 방만경영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채이배 국민의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올해 증권시장 기념 행사에 5억478만원을 사용했다. 거래소는 이 행사애 매년 평균 2000만원 수준의 예산을 썼다. 공공기관이 지정해제되자마자 예산을 25배로 대폭 올린 것이다.

거래소가 예산을 대폭 증액한 이유는 직원에게 기념품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세부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직원 785명에게 1인당 60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지급하는데 4억7000만원을 집행했다. 기념품은 다름 아닌 LG패션 그룹에서 구입한 정장 2벌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거래소 담당자는 “공공기관 지정당시에는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복리후생비 등이 대폭 감축되었고, 증권시장 개장 60주년이라는 의미에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차원에서 근무복을 2벌씩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이에 대해 “증권시장 관리 운영 업무를 거의 독점적으로 영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거래소의 특성과,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 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부득불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줬다”며 “이는 친박 출신 낙하산 최경수 이사장의 소원수리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적 기능을 가진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되자마자 임직원의 보수를 올리고 1시간짜리 행사에 5억원을 집행하는 것도 모자라, 차은택 감독에게 몰아주기 위해 급조된 창조경제 광고비용을 떠안고 이 사실을 국회에 은폐하는 등, 최소한의 자정능력도 없어 외부의 감독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기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