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9월 총파업 ‘확정’…금융위 “아쉽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7-20 17:11 수정일 2016-07-20 17:31 발행일 2016-07-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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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총파업 “성과연봉제 폐기하라”
같은직급내 연봉 40% 차이 은행聯 가이드라인 곧 공개

노조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총파업 지지를 얻은 금융노조가 오는 9월 성과연봉제를 막기 위한 총파업이 최종 결정되자 금융위원회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은행 경영진을 대표하는 전국은행연합회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최대 40%까지 연봉 차이를 두는 내용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공개키로 하면서 노사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규탄한 뒤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전날 35개 산하지부 조합원 9만5168명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95.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 등 쟁위행위안을 가결했다. 금융노조는 앞으로 노조 지부별 순회집회, 합동대의원대회의 등을 거쳐 9월 23일쯤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관치금융 철폐’ 등을 내걸었던 지난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성과연봉제를 조속히 확대 도입하라며 금융기관들을 계속 압박해온 금융위는 이 같은 투표 결과에 대해 “아쉽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한 금융개혁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아 개혁 추진에 탄력이 떨어지는 게 아쉽다”며 “그러나 성과연봉제 등 각 금융사의 경영사항은 노사가 풀어가야 할 문제로 금융위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의 총파업 시동에 경영진도 강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는 성과연봉제 개선안을 이번 주 내에 발표한다. 가이드라인에는 호봉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일부를 팀·지점별 집단평가에 따라 성과급으로 지급하던 현재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개인 평가를 통해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이 최대 40%까지 차이 나게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은행연합회는 금융노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이르면 21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앞서 12일 시중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임금·경직적 임금 체제가 은행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데 공감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