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저물가는 저유가 때문…내년 상반기 2.0% 전망”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7-14 14:45 수정일 2016-07-14 18:22 발행일 2016-07-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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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 사상 첫 물가목표 달성 실패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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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하락 원인으로 저유가를 꼽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 시민.(연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소비자물가 하락 원인의 최대 요인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락을 꼽았다. 또 내수침체와 수출부진도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2.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이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관련 설명회를 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지속적으로 밑돈 원인과 향후 전망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올 1∼6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올 상반기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이 1∼6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정도 낮춘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 국제유가는 작년 하반기보다는 올랐지만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35% 가량(두바이유 기준) 낮았다.

지난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하락분 2.0%포인트 중에서 공급 측면의 요인이 4분의 3인 1.5%포인트를 차지했고 수요 요인은 4분의 1인 0.5%포인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급요인 중에선 국제유가가 물가상승률을 0.9%포인트 끌어내렸고 환율과 농산물가격은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떨어뜨렸다.

수요측면의 요인 중에선 GDP(국내총생산) 갭률과 수입물가가 물가상승률을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국내와 해외 측면으로 나누면 유가와 수입물가, 환율 등은 2013년 이후 물가상승률 하락분(-2.0%포인트)에 4분의 3 가량(-1.5%포인트)을 기여했다.

나머지 4분의 1(-0.5%포인트)은 농산물가격 안정과 GDP 갭률의 마이너스 전환 등 국내 요인이었다.

특히 올 1분기 중에는 국제유가 및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4%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최근엔 국제유가 및 수입물가 등 해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시기별로 보면 2013∼2014년에는 농산물가격 및 환율 하락이, 작년 이후에는 국제유가와 수입물가 및 GDP 갭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등 그동안 소비자물가를 크게 떨어뜨렸던 공급자 측 요인들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올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께에는 1%대 중반으로 높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2.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앞으로 예상되는 물가 및 경기 흐름, 근원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움직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