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조선·해운·철강업 만성적 한계기업 급증

최재영 기자
입력일 2016-06-30 14:01 수정일 2016-06-30 14:21 발행일 2016-06-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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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기업
그래프= 한국은행 제공
재무구조가 부실해 영업이익으로도 금융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계기업 가운데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도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기업 중 한계기업은 지난해 말 3278곳으로 2014년 말(3239곳)보다 39곳이 늘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 3년 연속 100%를 밑도는 기업을 말한다. 전체 외부대상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14년 말 14.3%에서 지난해 말 14.7%로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말 13.7%로 전년과 같았지만 중소기업 한계기업 비중은 14.4%에서 15.0%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해운·조선·철강업의 한계기업이 늘었다.

해운업은 지난해 말 18.6%로 2010년과 비교하면 5년만에 9.8% 포인트 상승했다. 조선업과 철강업도 각각 14.7%, 12.3%로 2010년보다 8.5% 포인트, 7.7%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계기업의 수익성도 계속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매출액 가운데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6% 내외로 등락을 보였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기업도 50.8%(2015년 기준)로 조사됐다.

한계기업 중 부채비율이 300% 이상인 기업 비중도 2010년 24.8%에서 지난해 32.4%로 7.6%포인트 상승했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완전자본잠식상태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같은 기간 39.9%에서 31.9%로 감소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계기업 중 만성적 한계기업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적 한계기업은 과거(2006년 이후)에도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던 기업으로 정상기업으로 되돌아 오기 힘들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체 한계기업 중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68.6%에서 지난해에는 75.5%로 6.9% 포인트 상승했다. 만성 한계기업은 지난해 2474곳으로 2010년(1646곳)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2013으로 처음으로 2000곳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2240곳, 2014년 2377 곳으로 계속 늘고 있다.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5개 취약업종에 대한 신용공여도 크게 늘면서 특수은행의 손실도 우려도 높아졌다.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51조2000억원)의 신용공여는 일반은행(19조1000억원)의 2.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는 은행 대출, 기업어음 매입, 회사채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빚을 말한다.

조성민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은 “5대 취약업종은 우리나라 주력 업종인 만큼 특수은행 주축으로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 왔다”라며 “이들의 구조적인 업황 부진은 앞으로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대출 상환이 어려워 특수은행의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