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파격 행보에 일부 보험사·GA '당황'…그 파장은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29 16:00 수정일 2016-06-29 17:19 발행일 2016-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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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보험사, 전속 설계사 뺏길까 고심
메리츠화재가 ‘초대형 점포전략’ 도입이라는 혁신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일부 GA(보험대리점)와 보험사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이 화두인데 이로 인해 경쟁 보험사 사이에선 위기감이, GA에서는 볼멘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12개 지역본부를 없애고 현재 운영중인 지점 221개를 102개로 통·폐합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 관리자급 인원 상당 규모를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낼 계획이다. 영업채널 구조개편으로 확보된 자금은 고객들의 보험료 인하와 전속설계사의 수수료를 인상하는데 사용된다.

즉, 전속 설계사에 주는 수수료를 보험대리점(GA) 수준까지 올린다는 것인데 업계 안팎에서는 월납보험료의 1000%까지 수수료를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속 설계사들이 기존에 받았던 보장성보험에 대한 모집 수당이 보통 700~800%대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증가폭이다.

이 같은 전략은 대부분 보험사가 전속 설계사보다 GA에 수수료를 많이 지급하고 있는 현재의 체계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자사 설계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년간 전속설계사 채널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속설계사 우대 정책을 펼쳐 설계사의 의욕을 높이고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수는 1만7194명으로 전년 대비 1000여명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이같은 파격적 행보로 인해 경쟁 보험사들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에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메리츠화재 모 지점 관계자는 “최근 일부 손보사 소속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수수료 체계 등에 대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수수료가 높아지자 일부 다른 보험사 전속 설계사들도 메리츠화재로 이동을 고려하는 눈치”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설계사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설계사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른 보험사들도 수당을 올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전속설계사 수당이 1000%까지 인상돼 일부GA들이 받는 수수료 수준보다 높아지면서, GA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A는 여러 보험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GA와 보험사간 협상 능력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 설계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