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브렉시트 경제효과 간접적…차분히 대응해야”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26 16:26 수정일 2016-06-26 16:26 발행일 2016-06-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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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금 유출입 예의주시…필요시 적극적 시장안정화 조치”
<브렉시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시장 비상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간접적이고 점진적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비상대응 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안정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자본시장 점검 비상회의를 주재하면서 “브렉시트는 정치적인 사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 금융위기처럼 금융이나 재정의 직접적인 부실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불안해하기보다는 차분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는 나왔으나 당장 EU 탈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탈퇴 조건 협의, 회원국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 최소 2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4일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선 “우리 증시 하락폭은 과거 위기 상황보다 크지 않았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631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폭도 6.5bp(1bp=0.01%포인트)에 그치는 등 브렉시트의 영향은 우려했던 수준까지 확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 웬만한 대외 여건 악화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7위 수준인 40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있고 단기 외채 비중도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또 “경상수지도 5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 은행들도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정부 부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9%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충분한 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렉시트로 인한 세계 경제의 동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러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를 주시하는 것”이라며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 질서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변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앞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입 등 우리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미리 마련한 비상대응 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