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충격]글로벌 충격…원·달러 환율 30원↑, 엔화 폭등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24 16:26 수정일 2016-06-24 16:26 발행일 2016-06-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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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80원 육박…변동성 한동안 커질 듯
<브렉시트> 폭락하는 파운드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며 글로벌 화폐 가치들이 크게 요동치며 ‘패닉’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위변조 방지센터 직원들이 파운드화를 살피고 있는 모습. (연합)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졌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하루 만에 30원 가까이 올랐고,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이상 폭락하면서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와 위안화는 흔들렸고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반대로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 충격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한동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 종가는 달러당 1179.9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29.7원 올랐다.

0.2원 내린 1,150.0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개표 현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오전 10시 이후 탈퇴 쪽이 우세를 보이면서 장중 내내 상승세를 지속, 1180.3원으로까지 고점을 높였다.

1180원선 위로 상승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과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이 작용해 1180원대 안착에는 결국 실패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브렉시트 가시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이지만, 시장이 브렉시트 현실화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여서 투표 결과에 따른 충격이 컸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일(종가 1,183.6원) 이후 20일 만의 최고치여서 레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 만에 30원 가까이 올랐다는 점에서 충격이 배가 됐다.

하루 변동폭은 최대 33.20원을 나타내 지난 2011년 9월 23일 46.00원 이후 5년 가까이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는 가치가 급등해 한때 달러당 100엔선이 잠시 무너졌다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안정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오후 들어 달러당 102원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달러화에 견준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급락을 거듭했고,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장중 낙폭을 10% 이상 벌리면서 일중 변동 폭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날 오전 6시 50분까지만 하더라도 파운드화 환율은 파운드당 1.501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표결과가 집계되고 브렉시트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면서 파운드화 환율은 오후 1시 25분 파운드당 1.3229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10% 하락한 것으로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9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화 환율도 급락했다. 이날 12시 50분 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1.0913달러까지 내려 ‘패리티’(등가) 수준에 가까웠다.

유로화 환율이 하루 만에 4% 가까이 내린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0.5% 하락한 달러당 6.6186위안으로 약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에 견준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하루 새 60원 넘게 폭등했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152.58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62.75원 올랐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