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환골탈태’ 혁신안 발표…구조조정에 힘보탤까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23 17:10 수정일 2016-06-23 17:28 발행일 2016-06-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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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강화·조직 축소 등 혁신안 발표…임직원 자회사·유관기관 취업 금지
산은, 혁신위 신설…수은, 부실비율 2020년까지 2%로 축소
정부의 국책은행 자본확충 계획에 따라 자구노력을 통한 고통분담이 불가피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23일 정책금융 강화와 조직 쇄신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할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선다는 것인데, 정부가 추진중인 구조조정에 힘을 보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은과 수은은 이날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강하고 효율적인 정책금융기관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국책은행의 혁신 방안은 지난 8일 정부의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크게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강화와 여신 건전성 강화, 조직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구조조정 자금 수혈을 받는 국책 은행들로서 인력 등을 줄이고 기능을 재조정하는 고통분담을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추정 결과 앞으로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될 경우 산은과 수은에는 5조∼8조원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역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에 대한 지원은 공적 부담을 초래하므로, 철저한 자체 자구노력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산은과 수은은 최근 이슈가 된 조선업의 부실과 관련해 오랫동안 구조조정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사전에 부실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여 왔다.

이에 산은은 혁신위원회의 신설, 구조조정 역량 강화,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금지 등 자회사 관리 강화, 조직 쇄신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로는 △구조조정 역량 제고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출자회사 관리 강화 △여신심사 및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성과중심의 인사·조직 제도 개선 △대외소통·변화관리 강화 등 6대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출자회사 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지난 2월 설치한 출자회사관리위원회를 통해 관리체계를 재점검하고, 132개 비금융출자회사를 2018년 말까지 집중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재취업 심사제도를 도입해 원칙적으로 산은 임직원이 비금융출자회사에 취업하지 않도록 하고, 구조조정 중인 회사에 임원을 추천할 경우에는 후보추천심사제도를 도입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인력 재편과 관련해서는 2021년까지 현재 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지점을 82개에서 74개로 축소하려던 계획도 일정을 단축할 예정이다.

산은은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부 인사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KDB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수은 역시 크게 ‘필수적인 정책금융 지원 강화’와 ‘엄정한 경영관리 체계 확립’ 등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뉜 혁신안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로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선도 △수출 전략산업 육성 △건전성 선제관리 △책임경영 강화 △조직운영 효율화 등 5개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 발굴 초기 단계부터 금융자문을 제공하고 다양한 금융패키지를 지원하면서, 해외진출 지원 기구들의 금융부문 총괄 간사 역할을 전담해 체계적인 수주 지원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수은은 아울러 조직 쇄신의 하나로 여신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리스크관리 인력을 늘리고 구조조정 전문위원회와 외부자문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부실여신 비율을 2020년까지 2%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다.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2018년까지 2개 본부를 단계적으로 축소, 핵심기능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고 예산삭감·보유자산 매각·임원 연봉 삭감·전 직원 임금상승분 반납 등으로 운영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