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올해 충당금 1조7000억원 적립…‘빅배스’ 나서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22 16:56 수정일 2016-06-22 17:56 발행일 2016-06-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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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조3000억원 적립…농축협 배당은 정상 진행
해운ㆍ조선업에 거액을 대출해줬다가 부실 위험에 처한 NH농협은행이 올해 1조7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지역 농축협에 대한 올해 연말 배당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22일 ‘조선·해운 등 최근 농협은행 경영현황’ 자료를 배포하고, 올해 상반기중 1조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을 포함해 올 한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다고 밝혔다.

예년 상반기 충당금 규모가 통상 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도 중 ‘빅배스’(Big Bath)를 진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그러나 상반기 중 약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더라도 핵심 경영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4.0%, 부실채권의 기준점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98%, 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은 103.8%로 추정했다.

충당금 적립 등으로 올해 연말 BIS 비율은 14.1%로 소폭 상승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동성커버리지율도 106.9%로 소폭 상승할 걸로 추정했다.

농협은행은 “자본금은 약 14조원 수준이며 BIS 자기자본비율도 1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충당금을 쌓음으로써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분기말 부실채권은 4조원이었으나 농협은행은 6월말에는 3조7000억원으로 줄어들고 연말에는 3조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계산했다.

특히 조선·해운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해말 8조9000억원에서 6월말 6조2000억원, 올해말 4조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은행의 흑자 결산과 금융지주 내 타 계열사 수익을 통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