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3.3%·대기업 2.9% 줄어…조선·해운업 매출 감소
한국은행이 16일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3065곳을 표본조사해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조사기업의 매출액은 작년 1분기보다 2.0%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의 매출액이 2014년보다 2.4%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인한 수출액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떨어진 것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출감소는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대기업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9% 감소했다. 특히 조선·해운업 침체 등 제조업 부진의 영향으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매출액은 4.39%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수출 회복이 더디면서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3.3%)과 비제조업(-0.2%) 모두 성적이 부진했다. 제조업 분야에선 석유·화학(-8.0%), 금속제품(-8.4%), 기계·전기전자(-2.7%)가 1년 전보다 매출액이 감소했고 비제조업 분야에선 전기가스(10.4%) 매출액 감소가 컸다.
구조조정의 핵심 업종인 조선업과 해운업의 매출액 감소도 뚜렷하다.
조선업이 포함된 운송장비는 작년 매출액이 3.3% 늘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0.6% 뒷걸음질했다.
해운업과 직결된 운수업 매출액도 올해 1분기 3.0% 줄었다.
올해 1분기 조사대상 기업들의 총자산은 작년 말보다 0.5% 늘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매출액 감소를 가져왔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했다.
1분기 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6%로 작년 동기(5.2%)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6.1%로 비제조업(5.0%)보다 높았다.
특히 석유·화학(9.5%), 비금속광물(9.4%), 식음료·담배(7.9%) 등의 수익성이 좋았다.
운송장비의 경우 작년 1분기 2.3%에서 4.7%로 뛰었다.
이는 조선업에서 올해 막대한 부실을 털어내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기계·전기·전자는 디스플레이 등의 가격이 하락한 영향에 영업이익률이 4.3%에 그쳤다. 작년 1분기 7.1%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5.7%로 중소기업(5.1%)보다 높았다.
기업들이 매출에서 원가 등을 제외하고 세금을 내기 직전 남는 돈의 비율인 세전순이익률은 6.2%로 작년 1분기(5.5%)보다 0.7% 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101.4%로 작년 말과 같았다.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이 146.9%로 대기업(93.8%)보다 훨씬 높았다.
차입금의존도는 26.2%로 작년 말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은 작년 말 24.5%에서 올해 1분기 24.7%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4.0%에서 33.5%로 하락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