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이자 더 받으려 2금융권 몰려…수신액 2000조원 돌파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13 09:23 수정일 2016-06-13 09:23 발행일 2016-06-13 99면
인쇄아이콘
올해 1∼4월 110조 증가…은행예금 증가세는 주춤
저금리 장기화에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계, 기업 등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맡긴 돈이 2000조원을 돌파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수신 잔액은 2022조147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 이른바 2금융권을 가리키고 대부업체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비은행금융기관 수신액이 2000조원을 넘은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수신액은 1993년 10월 249조335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08년 1월 1012조7762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고 2013년 말 1576조979억원, 2014년 말 1735조1814억원, 작년 말 1911조1451억원으로 계속 불었다.

특히 작년에는 175조9637억원(10.1%) 늘면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지난 4월 수신액 2022조147억원은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불과 넉달 사이 110조8696억원(5.8%) 급증했다.

증가액이 작년 1∼4월(104조9467억원)보다 5조9229억원 많다.

금융기관별로는 올해 4월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이 458조660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3조1559억원(7.8%) 늘었다.

또 올해 1∼4월 생명보험사는 15조645억원(2.7%), 상호금융은 4조2342억원(1.5%) 각각 늘었고 새마을금고는 3조7672억원(3.4%), 저축은행은 1조8689억원(5.0%) 증가했다.

1%대 저금리의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2금융권에 돈이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투명한 경기 전망에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총저축률은 36.2%로 전 분기보다 1.8% 포인트 상승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금융권과 달리 은행 수신액은 올해 증가세가 주춤하다.

지난 4월 말 은행의 예금 잔액은 1171조348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6210억원(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의 예금 잔액이 작년 한해 83조1841억원(7.7%)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보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2금융권으로 돈이 많이 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