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보험사 ‘빨간불’…보험료↑ 만기환급금↓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6-09 16:44 수정일 2016-06-09 17:19 발행일 2016-06-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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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산운용이익률 ‘뚝’...확정금리상품·최저보증이율 ‘직격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면서 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자산운용이익률이 하락하고, 기존 확정금리 상품에 대한 역마진 확대와 최저보증이율에 대한 부담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향후 보험료 인상과 만기환급금 감소가 예상돼 보험사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을 통한 수익률이 떨어진 탓이다.

가뜩이나 곤두박질치고 있는 자산운용 수익률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한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시장 예상을 벗어난 한은의 금리 인하는 저금리 장기화의 신호로 보여진다”며 “그동안 투자했던 고금리 자산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고 있고, 새로 들어오는 보험료와 함께 재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고채금리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보험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하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하는데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보험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만기환급금도 그만큼 줄어든다.

보험사들의 이달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평균 2.8%로 올해초 3.1%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장기적으로는 보험료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 역시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주요 생보사들은 지난 4월 3.0%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2.90% 수준으로 내린 바 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의 투자이익률이 떨어지고, 결국 공시이율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나빠지면 10월 이후에 예정이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확정금리 상품과 최저보증이율로 인한 손실도 만만찮다.

1990년대 생보사들이 판매한 확정금리 상품의 평균금리가 6% 이상이지만 자산운용이익률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어 역마진이 나게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생명보험사가 떠안고 있는 확정금리형 상품은 약 201조원어치로 전체 보험료 적립금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들이 최근까지 3% 이상을 보장하는 최저보증이율 상품을 판매해왔다는 점도 자산운용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보험사에겐 골칫거리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