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후폭풍’에 호텔롯데 상장 차질?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06-04 18:34 수정일 2016-06-04 19:05 발행일 2016-06-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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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롯데면세점 압수수색4
검찰이 지난 2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면세점 입점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를 위해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양윤모 기자)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후폭풍’이 호텔롯데의 상장에 차질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롯데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예정돼 있던 호텔롯데의 해외 기업설명회(IR)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이날부터 런던, 뉴욕,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투자자 대상의 ‘딜 로드쇼(Deal Roadshow, 자금조달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행사 일정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이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이 호텔롯데의 매출과 이익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면세점 사업에서 생긴 변수로 인해 경영 실적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모를 상황이 되자 해외 IR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칫 호텔롯데의 상장 자체가 상당 기간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운호 대표 측은 롯데면세점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입점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 관계자들에게 최소 10억원 이상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최근 신영자 이사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 IR 일정이 연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상장 연기 등에 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제까지 해외 상장 일정 연기로 인해 상장 자체가 연기된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을 한달 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 실적 등에 큰 변수가 될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당초 일정대로 상장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