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조조정 성공의 핵심"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6-01 11:08 수정일 2016-06-01 12:36 발행일 2016-06-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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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례를 통해 살펴본 기업 구조조정 성공의 핵심은 ‘기업 회생’이라는 공통의 목표의식과 상호 양보에 기반한 협력적 노사관계였다.

전경련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분석된 구조조정 성공사례 중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있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GM은 금융위기 전 시간당 임금이 미국 제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도요타는 직원 의료복지에 대당 215달러를 쓰는 반면 GM은 1635달러에 달하는 등 복지부담도 엄청났다. 결국 2007년 40조원(약 387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냈고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다. 경영난이 가중되며 2009년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이런 가운데 GM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을 택했다. 노조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기존직원의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 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 또한 해고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의 폐지와 생계비 보조 중단을 수용했다. 더불어 향후 6년간(2009~2015년)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

사측은 대신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시 해고자 우선 고용을 보장했다. 또 미국 내 약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그 결과 GM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 2013년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작년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실패 사례 중 하나로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을 들었다. 유럽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PSA는 금융위기로 스페인 등이 경기침체에 빠지자 영업 적자로 전환됐다. 그래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체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 했으나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정부 반대가 강경했다.

그런 중에 2009년 사르코지 정부는 경영난에 빠진 PSA에 약 4조원(약 30억 유로)을 저리로 융자하며 자국 내 공장폐쇄 유예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부지원에도 2012년 유럽 판매량이 200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PSA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려 했다. 하지만 이마저 노조와 정부는 강경하게 반대했다.

이에 사측은 2013년 임금동결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반대하며 4달간 장기파업에 돌입했고 생산량은 급감했다. 결국 PSA는 2014년 오네공장의 조기폐쇄를 결정했고, 작년까지 총 1만 1200명을 감원했다.

전경련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노사관계는 구조조정의 적시성과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대한 공감 속에 상호 양보를 도출한 기업은 조기 정상화 및 고용 유지를 성취한 반면 갈등 속에 첨예하게 대립한 기업은 사업철수 등 극단적인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 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며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