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 지각변동 일어날까?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5-31 17:39 수정일 2016-05-31 17:39 발행일 2016-05-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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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구미 투자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경북도청에서 김관용(왼쪽) 경상북도지사, LG디스플레이 한상범(가운데) 부회장, 남유진 구미시장이 구미 공장 투자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 공장에 4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구미 공장에 총 1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내려진 추가 투자 결정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올해 투자되는 4500억원 중 3100억원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올레드(OLED) 패널(플레시블 올레드 패널) 생산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투자목적과 동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1년 새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성에 도전한다.

원래 중소형 올레드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력해온 영역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7.9%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단 1.2%에 불과하다.

이는 양사가 속한 그룹의 주력 상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대부분에 올레드 패널을 적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폰인 갤럭시S 시리즈부터 보급형인 A, J 시리즈까지 전부 올레드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 출시된 갤럭시 C 시리즈에도 올레드 패널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관계사인 LG전자가 올레드 기술을 주로 TV에 활용하며 대형 패널 생산에 주력해 왔다.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5의 경우에도 올레드 패널이 아닌 LCD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중소형은 삼성, 대형은 LG로 올레드 패널 시장은 양분돼 있었다. 올레드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은 현재 삼성과 LG디스플레이만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차차기 스마트폰인 아이폰8에 올레드 패널을 장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화웨이 등 중국 주요 제조업체들이 올레드 패널을 스마트폰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향후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난 26일 시장조사기관 IHS는 2019년엔 전체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올레드 비중이 50.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시장에 본격 진출한 배경이다.

실제 LG디플레이 관계자는 “부품사 입장에서는 세트(완성품) 업체의 전략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레드 패널 장착 계획을 밝히는 입장에서 부품사는 미리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등 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도전자’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 안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에 스마트폰 용으로 구미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6세대(1850㎜ x 1500㎜) 올레드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처음 제작하는 것이지만 충분한 기술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단 판단 때문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파주사업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4.5세대(730㎜×460㎜)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주력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G플레스’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6세대 패널과 4.5세대 패널 양산 사이엔 약간의 기술적 차이가 있지만 큰 애로사항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완성품 업체들이 독점 공급 계약 보다는 여러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LG디스플레이에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업계에선 향후 아이폰8에 탑재될 올레드 패널의 경우 삼성, LG 양사가 함께 공급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의 LCD 패널은 LG, JDI, 샤프 등이 함께 공급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