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 美 연방銀 총재 “중앙은행이 구조조정 개입하면 안돼”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30 17:31 수정일 2016-05-30 18:04 발행일 2016-05-30 6면
인쇄아이콘
국제컨퍼런스 기자회견…이주열 총재 “6월 금통위서 미국 금리인상 등 모든 가능성 고려할 것”
악수하는 이주열-제임스 블라드<YONHAP NO-0653>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악수하고 있다.

제임스 블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0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개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블라드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개막한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 논의되는 중앙은행의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블라드 총재는 “한국 중앙은행에 대해 조언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미국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할 경우 개인적 의견은 중앙은행이 구조조정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은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거시정책을 수행해야 하고 구조적 문제는 세금을 내는 국민 의견 등을 고려해 의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서 ‘한은 역할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는 자본확충펀드 방식에는 사실상 합의했지만, 한은의 직접 출자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블라드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등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라드 총재는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매파’로 평가돼왔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약하지만 예상보다 약하지는 않다”며 “2분기 명확한 신호를 볼 때까지 모든 데이터를 검토할 것이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중앙은행인 연준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선 “백악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독립적인 중앙은행의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통화당국에 고민거리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는 반대로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국제콘퍼런스 개회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통화위원들과 많이 얘기를 나눠볼 것”이라면서 “통화정책을 할 때 모든 것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FOMC의 매파적인) 의사록 공개 이후 시장에서 반영되는 금리는 (인상될) 확률이 높아진 걸로 반영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