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선진화 ‘풍선효과’…가계 대출서 은행 비중 사상 최저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28 10:55 수정일 2016-05-28 10:55 발행일 2016-05-28 99면
인쇄아이콘
지난 달 가계대출 3월기준 최대증가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대출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 가운데 은행 대출의 비중이 50% 아래로 내려갔다. 여신심사 선진화 조치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제1금융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통계에서 카드사 등의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 대출 1158조4658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액은 569조3132억원를 차지해 49.1%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분기 말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가계 대출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분기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수치는 2002년 말 53.3%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6년 말 60.1%까지 올라섰고 2014년 1분기 49.9%로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 다음 분기부터 작년 1분기까지는 50%대를 유지하다가 2∼3분기에 49.2%로 하락했고 작년 말 49.5%로 약간 올랐지만 올 들어 다시 떨어진 것이다.

반면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을 찾는 가계가 늘고 있다.

1분기(1∼3월) 가계 대출 증가액 20조5000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27.3%(5조6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가계 대출에서 비은행금융회사의 비중이 확대됐다.

3월 말 상호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15조223억원으로 전체 가계 대출의 1.3%를 차지했다.

이는 2006년 말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신용협동조합의 가계 대출은 32조529억원으로 2.8%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호금융은 155조768억원으로 13.4% 수준까지 확대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7월부터 보험권에서도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다음 달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