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인수 재도전 교보생명, 규제 탓에 단독인수 험로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25 15:04 수정일 2016-05-25 15:58 발행일 2016-05-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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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도 규제로 1조6000억만 사용가능…컨소시엄 구성 유력
3년만에 ING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재도전하는 교보생명이 투자한도 규제 탓에 인수를 하더라도 단독으로 뛰어들기는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자산은 87조원에 달하지만 금융당국의 투자한도 규제로 인해 투자여력이 1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보험사들은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주식을 소유할 때 ‘일반계정 자기자본의 60%’와 ‘총자산의 3%’ 중 금액이 더 작은 만큼만 투자한도로 인정받도록 명시된 보험업법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 대부분은 총자산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 더 작아 통상 이 기준으로 투자한도가 정해진다.

그러나 ING생명은 매각가가 최소 2조원에서 3조원을 웃돌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오고 있어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ING생명을 인수할 투자여력이 부족하다.

안방보험 같은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뛰어들고 있지만 막상 국내 보험사들은 각종 투자한도 규제 때문에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도 독자적으로 인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행법상 투자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ING생명 인수에 있어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총 자산이 116조원에 달해 한화생명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오래전부터 교보생명을 포함한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투자규제 한도 완화를 건의해왔으나 아직까지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도 최근 중국 거대 자본 유입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공감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 올해 하반기 금융업법을 개정하면서 보험사들의 투자한도 규제 완화도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