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정 산업이 부진할 경우 경기 전체가 악화 위험”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5-25 14:46 수정일 2016-05-25 14:46 발행일 2016-05-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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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업에서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특정 산업이 부진할 경우 경제 전체의 경기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5일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 속도 줄고 집중도는 증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 산업의 고착화가 심해져 경기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 의존성을 지적하며, “제조업 중에서도 전기전자, 운수장비, 기계 등과 같은 일부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업종은 투자가 많이 필요한 자본집약적 성격이 강해 경기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이 어렵고 실적이 급격하게 변동하는 특징이 있다”며 “특정 산업이 부진할 경우 우리 경제 전체의 경기가 악화할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각국의 산업구조 변화와 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변화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느리고 2000년 이후 고착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변화지수는 1970년대 1.48에서 1980년대 0.90, 1990년대 0.73, 2000년대 0.48로 낮아졌고 2010∼2015년에는 연평균 0.40으로 하락했다.

산업구조변화지수는 일정 기간 산업별 비중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수치가 높을 수록 변화가 심했다는 뜻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은 1970년대 평균 21.8%에서 2010년대(2010∼2015년) 평균 30.6%로 상승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제조업을 음식료·담배, 석탄석유, 화학, 1차금속 등 13개 업종으로 분류하면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이 1990년대 17.0%에서 2010∼2015년 평균 26.2%로 9.2% 포인트 상승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산업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2010년대 들어 수익성이 높은 부문으로 산업구조가 조정된 것과 대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14개 업종 중 미국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업종은 9개고 2010∼2014년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9.3%로 한국을 앞섰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