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한은 5월 금리 동결, 구조조정 부담 영향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13 10:07 수정일 2016-05-13 10:07 발행일 2016-05-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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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방향 명확해야 금리 인하…미국 6월 금리 인상 결정 후 움직일 것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한은, 정부와 구조조정 정책공조
한국은행은 13일 열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갔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5.7%가 이달 기준금리가 현행 연 1.50%로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 가능성 등이 금리인하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책은행 출자에 한은 발권력을 요청하고 있지만 한은은 중앙은행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아직 한은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기준금리를 일단 동결 한 뒤 국책은행 자본확충 규모와 범위 등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야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회의 전에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오는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이 주요 변수다.

이번 5월 금통위가 새로 임명된 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금통위원의 첫 회의라는 점도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목소리를 내기에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이번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신임 금통위원들이 비둘기파(경제성장 중시) 성향이어서 올 상반기 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취약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선 국책은행의 자본확충뿐 아니라 경기부양도 필요해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 결정에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졌다 점도 인하 압력 요인이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위축, 기업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