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또 늘어…4월 5조3000억 증가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12 13:35 수정일 2016-05-12 13:35 발행일 2016-05-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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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대출·주택거래 영향…무색한 여신심사강화방안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에도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대폭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증가규모는 지난 2010~2014년 4월 평균(2조2000억원)의 2.4배고, 전월(4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확대됐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작년(8조5천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크게 넘어선 셈이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91조4000억원으로 3월보다 4조6000억원 늘었다.

2010∼2014년 4월 평균 증가액 1조8000억원의 2.5배 수준이다.

가계대출 추이
(자료:한국은행)

윤대혁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집단대출과 봄 이사철 주택거래에 따른 자금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8600가구로 전월(7100가구)보다 늘었다.

지난 2월부터 수도권에서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가 강화됐음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중도금, 이주비, 잔금대출을 포함하는 집단대출은 여신심사 강화 대상이 아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신심사 강화로 인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 둔화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62조1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 7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올해 1월 6000억 원 줄었지만 2월 3000억원, 3월 5000억원이 각각 느는 등 증가 폭이 커졌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40조8000원으로 6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7조원으로 2조 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573조7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은 분기 말 일시 상환했던 대출금을 다시 빌리면서 잔액이 늘었고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수요가 있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로 인해 4조7000억원 늘어난 5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45조7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1∼4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4조1000억원으로 대기업(2조6000억원)의 5.4배나 된다.

지난달 은행의 수신 잔액은 1393조9000억원으로 11조원 줄었고,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453조2000억원으로 3월보다 7조4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이 부가가치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을 위해 예금을 인출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8조8000억원 줄었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5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