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생·손보 ‘투트랙 전략’…방카룰 연장 or 종료 대비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10 14:53 수정일 2016-05-10 16:04 발행일 2016-05-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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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본사 전경.

방카룰 25% 유예기간 ‘종료’와 ‘연장’의 기로에 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이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를 계열사로 둔 농협금융지주는 두 보험사가 방카슈랑스를 통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방카룰 연장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게 기본계획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설계사 및 대리점채널 강화도 함께 꾀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최근 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방카룰 유예기간 연장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당초 종료기한인 2017년에서 5년을 연장한 2022년까지 유예 적용하는 게 목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에서 방카룰 연장 타진을 위해 금융당국에 물밑작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안다”며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은 농협 입장에서는 방카룰 연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방카 업무를 강화하겠다며 연장의지를 직접 내비쳤다.

농협손·생보는 4000개가 넘는 지역 농협의 영업망 덕분에 방카채널 비중이 90%대에 달하고 있고, 농협생명의 경우 의존도가 96%로 절대적이다. 때문에 내년 2월 유예 기간이 끝나면 영엽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농협금융지주 회장 출신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당국의 수장으로 있다는 점도 방카룰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 지난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방카룰’을 2017년 3월까지 유예받았다.

이 같은 농협금융의 움직임에 다른 보험사들은 5년 유예도 과도하다며 경계의 눈빛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끼리 경쟁의 공정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농협은 연장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도 방카룰 종료를 대비해 설계사 조직 및 대리점, 점포망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농협손보의 설계사는 1379명으로 전년 말보다 188명 늘었다.

제휴GA를 포함한 대리점과 점포도 지난해 60곳이 늘었다. 손보업계 전체에서 대리점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협생명은 고능률 설계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설계사 개개인의 효율성을 늘리기 위해 교육 확대 등에 힘쓴 결과 생보사 중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농협생명 설계사 1명당 한 해 동안 3600만원을 거둬들여 생보사 22곳의 설계사 1인당 평균 매출인 1900만원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