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산업, 문제는 '킬러 콘텐츠' 부족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5-09 17:22 수정일 2016-05-09 17:26 발행일 2016-05-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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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기어 VR 어드벤처 오픈 (4)
삼성전자는 에버랜드와 함께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을 더욱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기어 VR 어드벤처’ 체험관을 오픈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 들어 전자업계에서 VR(가상현실) 열풍이 고조되는 가운데 반짝 열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3D TV’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오큘러스, HTC, 소니 등 국외 업체들이 고성능 VR기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킬러 콘텐츠’가 부재해 자칫 3D TV와 똑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VR 상품과 관련해 대중의 시선을 잡아 끌만 한 결정적인 ‘킬러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에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과거 3D TV와 같이 하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삼성전자 ‘기어VR’, HTC ‘바이브’ 등 뛰어난 성능의 VR 제품이 대중에게 꾸준히 노출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업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선보인 고소공포증 치료 VR 영상, 에버랜드 체험관 및 LG전자의 비보잉·태권도 영상 등이 있지만 1회성 이벤트로 그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소니의 경우엔 자사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한 VR게임 100여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만 밝혀 놓은 상태다.

과거 3D TV는 ‘기술 혁신의 대명사’라 불리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으나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못해 결국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지난 2월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3D TV는 2014년 1분기 판매점유율이 54.4%에서 지난해 4분기 14.4%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3D TV를 구매해도 마땅히 즐길 콘텐츠가 없어 3D TV가 결국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VR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VR 콘텐츠 개발과 관련해 관련 업계와 협력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VR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3D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무안경 3D 영상 개발’ 특허 출원을 한 콘텐츠 제작업체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는 “VR 기술은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그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고비용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며 “눈의 피로감을 줄이면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VR콘텐츠를 많이 양산하기 위해선 정부가 중소·중견 콘텐츠 업체들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