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 잇따라 국내보험사 인수… 국내에 눈독들이는 이유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5-04 07:30 수정일 2016-05-04 07:30 발행일 2016-05-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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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 보험시장의 절대강자로 발돋음하고 있다. 사진은 안방보험그룹의 사옥 전경.(사진제공=동양생명)

중국 자본의 파상공세에 국내 보험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이어 한국 알리안츠생명까지 품에 안으면서 단숨에 생보사 상위기업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이 생보업계 9위인 동양생명(자산 22조5709억원)에 이어 11위 알리안츠(16조6510억원)까지 인수하면 총자산은 40조원에 달한다. 만약 두 회사를 합병한다면 생보업계 5위권으로 오르게 된다.

안방보험은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ING생명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마저 성사한다면 국내 생보업계 빅4인 삼성·한화·교보·농협의 자리까지 위협하게 된다.

중국 내에서도 안방보험 성장은 눈부시다.

최근 안방보험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안방보험그룹 산하 4개 자회사 중 동양생명 인수를 주도한 안방인수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9216억1900만위안으로 1년새 670% 증가했다. 이는 중국 상장 보험사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화보험그룹의 전체 자산 규모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3위인 태평양보험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런 중국자본이 국내 보험시장에 눈독 들이는 이유 중 하나로 중국시장보다 비교적 큰 폭의 이차익이 꼽힌다. 이차익이란 1년 이상 유지된 유효한 보험계약으로서 보험회사의 효율적인 자산운영에 의해 발생한 이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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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보험업을 이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운용업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중국보다 한국의 기준금리도 낮고 보험의 공시이율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해 중국에서 자산운용함으로써 좀 더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을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해외진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 선진화된 국내 보험시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로 인해 국내 보험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금융사의 중국 진출이 가로막힌 반면 중국 기업의 국내 진출 문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데 반해 중국 기업은 쉽게 들어와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중국 자본의 자금조달이나 국내 진출 등 향후 방안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보험사의 투자한도 규제도 보험사의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다. 국내 보험사는 신규 지분 취득시 보험업법상 ‘일반계정 자기자본의 60%’와 ‘총자산의 3%’ 중에서 작은 금액만큼만 투자한도로 인정받는데 대부분의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더 작다. 결국 자산규모가 투자한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자산규모로 투자 규제를 받는 금융업권은 국내에서도 보험업권이 유일하다.

때문에 국내 보험시장에 잇따라 중소형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으나 투자 규제 탓에 자본력과 전문성이 있어도 인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 같은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지만 막상 국내 보험사들은 각종 투자 한도 규제 때문에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도 독자적으로 인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