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증권사 부동산PF 채무보증 15조…위험수준 높아져"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4-25 17:58 수정일 2016-04-25 17:58 발행일 2016-04-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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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하는 진웅섭
진웅섭 금감원장 (연합)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증권사가 부담한 채무보증의 양적·질적 위험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진 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영기 협회장과 12개 증권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투자 산업 발전 대토론회’에서 “근래 증권사의 전통적 수익원 감소로 채무보증이 새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원장은 “전체 채무보증의 약 62%인 15조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매입보장 약정 등과 관련돼 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 시장 유동성 경색 등으로 채무보증 이행률이 급증하면 증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증권사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2013년 3월 말보다 13조2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52.6%로 2013년 3월 말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그는 “다행히 채무보증 이행률 추이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시스템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금융투자업계 스스로 잠재 위험 요인을 분석해 대응하고 내부 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힘을 쏟아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진 원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초대형 증권사가 잇따라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 증권사가 수준 높은 위험 관리 시스템을 갖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증권사 대형화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용 공여, 대형 인수합병 참여, 해외 진출 확대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의 확대와 경쟁 제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대형화를 추진하는 증권사는 수준 높은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수익 추구와 위험 관리 간에 균형을 찾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증권업계 요구와 관련해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지수 쏠림 심화는 헤지(위험 회피) 과정에서 가격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