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한은 금리 동결, "정책 여력 아껴야"…5월 기류변화 예상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19 10:02 수정일 2016-04-19 10:48 발행일 2016-04-19 99면
인쇄아이콘
시장 예상과 부합한 결정, 금통위원 교체-총선 결과 작용
한국은행은 19일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갔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6.1%가 이달 기준금리가 현행 연 1.50%로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매파적 발언을 통해 동결을 예고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불확실할 때는 정책 여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을 비교적 조심스럽게 운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묶은 이유는 금통위원 교체 및 총선 등 정책 이슈와 가계부채 문제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당은 20대 국회의원 총선 과정에서 한국판 양적완화를 언급했으나 결과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의도하는 방향으로의 재정정책 추진이 쉽지 않게 됐다. 한은 입장에서도 통화정책 운용에 다소 부담을 덜었다.

아울러 이번 금통위를 끝으로 하성근·문우식·정해방·정순원 금통위원의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이달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제지표가 전월보다 나아진 편이어서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하 카드를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보다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 3월에도 동결한 만큼 인하 유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은 입장에서는 섣불리 금리 인하 카드를 소진하기보다 정책 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음달부터 합류하는 신임 금통위원 상당수가 정부 또는 유관 기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사로 금통위 내부에서 기류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추면 이런 전망은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