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심사 강화해도 은행 가계대출 증가 지속…4조9000억↑ 3월기준 최대 증가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18 14:19 수정일 2016-04-18 17:13 발행일 2016-04-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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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데다 봄 이사철 자금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강화된 여심심사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민간소비를 더욱 옥죌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6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 동안 4조9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은 지난 2월(2조9000억원)보다 2조원이나 많았으며, 2010~2014년 3월 평균 7000억원의 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종전 최대 기록은 작년 3월 4조6000억원이었다.

한은 3월 가계대출 추이
(자료:한국은행)

올해 1분기(1∼3월)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액은 9조9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9조7000억원)보다 2000억원 많았다.

3월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6조9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4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0∼2014년 3월 평균 증가액 1조3000억원의 3.4배 수준이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 급증요인으로 집단대출의 꾸준한 증가와 봄 이사철 수요를 꼽았다.

집단대출은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중도금·이주비·잔금 대출을 아우르는데 지난해부터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소득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집단대출에 적용되지 않고 있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올해 3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7100가구로 2월(5000가구)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마이너스통장대출은 5000억원 늘어 전월(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은행 기업대출은 7000억원 늘어 전월(2조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법인세 납부수요 등으로 3조2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대출은 일부 기업의 분기 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황 등으로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분기 말 부채 비율을 관리하려고 대출금을 일시적으로 상환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의 수신 잔액은 1404조9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4월 기업의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자금 확보 등의 목적으로 7조6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정기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는 각각 3000억원과 1조3000억원 줄었다.

이는 양호한 유동성 사정으로 은행의 조달 유인이 약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이 분석했다.

은행채는 233조2000억원으로 1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445조7000억원으로 2월보다 11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