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대우에 “투자하는 회사 돼라”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04-15 21:18 수정일 2016-04-15 21:18 발행일 2016-04-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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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YONHAP NO-2367>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5일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최근 인수한 미래에셋대우 간부들에게 “투자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증권회사가 고객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하라고 하고, 정작 자기는 위험 관리를 한다면서 투자를 안 한다”며 “이렇게 비도덕적 집단이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회장은 “이 도전을 우리가 해야 한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자”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가 브로커리지 분야의 강점을 살려가면서도,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시장을 넓혀 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프라이빗뱅킹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라며 현지 법인에 과감하게 3000억원을 증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분산 투자를 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자본금만도 1조2000천억∼1조5000억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연금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중 증권사 몫이 22조쯤 되는데 우리가 합병하면 우리 몫이 5조7000억이 돼 전체의 25% 이상을 가져가게 된다”며 “금리가 낮아져 확정기여형(DC) 시장으로 가면 확정급여형(DB) 중심인 지금보다 2.5~3배의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노조가 우려하는 중복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를 인수하려고 미래에셋자산이 사람을 안 뽑아 관리 인력이 슬림화됐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나 미래에셋대우에서 일부 인력이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미래에셋대우 본사 임원과 부서장, 지점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인수 후 간부들을 함께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