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 63%가 생계형… 취업환경도 열악해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4-14 13:45 수정일 2016-04-14 19:15 발행일 2016-04-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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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창업 환경이 취약한 가운데 전체 창업 중 63%가 ‘먹고 살기 위한’ 창업인 걸로 드러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4일 발표한 ‘벤처활성화 지원 정책의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창업 목적은 생계형이 63%였다. 이는 미국(26%), 이스라엘(13%)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기회 추구형 창업은 한국은 21%에 불과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핀란드, 스웨덴 등은 모두 50%를 웃돌았다.

창업에 대한 심리가 다른 나라보다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보고서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한국은 42%로 미국(29.7%)이나 스웨덴(36.5%), 핀란드(36.8%)보다 높았다.

생계형 창업이 절반을 넘는데도 창업 환경은 열악했다.

우선 국내 벤처캐피탈 규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0.06% 수준으로 적다. 스웨덴(0.66%)이나 이스라엘(0.38%), 미국(0.28%)보다 낮았다.

이에 벤처 투자를 받는 기업의 비중도 0.139%로 스웨덴(1.427%), 핀란드(1.378%), 이스라엘(0.386%)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창업 이후 성장단계에서 투자를 받는 것도 어렵다.

한국의 경우 3년 미만인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30.8%였고 중간 성장단계인 3∼7년은 24.8%였다.

반면 후반 단계인 7년 이상의 벤처 기업에는 전체 벤처 투자의 44.4%가 투자되고 있다.

이스라엘(68.4%)이나 스웨덴(60.9%), 핀란드(57.3%), 미국(49.6%) 등이 3∼7년 차 기업들에 투자하는 비중이 큰 것과 대조된다.

벤처기업 투자 회수 환경도 좋지 않다.

최근 증시 여건 좋아지며 벤처기업의 기업공개(IPO) 건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IPO까지 11.9년 걸려 미국(7.5년)보다 4년 넘게 소요된다.

또 성장 후 인수·합병(M&A)은 미국의 3.6% 수준이었다.

특히 창업에 재도전 할 수 있는 여건은 평균 횟수 0.8회로 미국(1.8회)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현재 국내 창업의 경우 자금 조달에서 자기자금이 80%이기에 창업에 한번 실패하면 재창업이 어려운 것이다.

이에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창업·벤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성장단계별로 자금 지원과 기술이전, 재도전과 창업 의식 등 환경을 보완해 정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실패는 경험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재도전이 가능한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