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삼성 갤럭시S7 '1+1' 판매… 'G5 돌풍' 사전 차단?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4-10 17:23 수정일 2016-04-10 17:53 발행일 2016-04-11 5면
인쇄아이콘
갤럭시s7
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사진제공=삼성전자)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Buy 1 get 1 free).’ 우유나 요거트 제품이 아니다. 구형 전자 제품의 재고 처리 역시 아니다. 삼성전자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이 미국 시장에서 ‘원 플러스 원(1+1)’ 이벤트로 팔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갤럭시S7에 대한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갤럭시S7 구매하면 기기 한 대를 덤으로 준다는 것이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미국 이통사들은 버라이즌을 포함해 스프린트, T모바일 등 3개사이다.

이는 갤럭시S7의 판매 부진 때문이 아니다. 갤럭시S7는 지난달 11일 출시 이후 한 달만에 10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1분기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3조원 실적과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견인했다. 삼성 내부적으로 파격 마케팅 전략을 펼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달 31일 출시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 호조가 원인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LG전자의 G5가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삼성으로서는 G5가 잠재적 위협으로 부상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G5는 실제 국내 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하루동안 1만 5000대 이상 팔린 걸로 집계된다. 전작 G4가 출시 초반 하루 평균 5000대가량 판매됐던 것과 비교해 3배나 높은 수치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G5의 글로벌 판매량을 LG전자의 최대 히트작 G3와 비슷한 1000만대로 잡고 있다.

20160410011138_AKR20160408180100017_01_i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갤럭시S7을 하나 사면 한 개를 공짜로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사진은 행사당시 버라이즌홈페이지를 캡처한 것이다. (연합)
갤럭시 S7의 미국 현지 프로모션 행사 시점도 ‘G5의 경계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이통사들의 갤럭시S7 프로모션 시작일이 지난달 말로 G5 출시일(지난달 31일)과 맞아 떨어진다. 제조사가 국내외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판매 이벤트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있어 이런 해석에 힘이 보태진다.

한편 삼성의 이같은 이벤트가 알려지자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어 파장도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계는 이는 역차별이 아닌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특수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공기계로 직접 구매한 후 이동통신사를 찾아가 서비스 계약을 맺지만, 국내의 경우는 이통사에 배정된 휴대폰을 구매하고 개통하기 때문에 이 같은 이벤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