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적격비용 조정에 카드수수료 희비 교차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11 15:10 수정일 2016-04-12 17:42 발행일 2016-04-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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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신한·AIA·KB생명↑…라이나·하나생명↓, KDB생명은 폐지
보험사 카드수납 절차 '깐깐'·'거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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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 수수료율 적격비용이 최근 조정되면서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결제 수수료에 대한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수수료율은 카드결제 규모 등에 따라 인상, 인하, 동결로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적격비용은 가맹점이 부담할 비용으로, 3년마다 자금조달·관리·마케팅·대손·밴 수수료 비용에 마진을 붙여 최종 수수료율이 결정된다. 최근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7%포인트 인하됐다. 이 영향으로 수천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과 병원 등 일부 대형가맹점에서도 카드수수료 인상 요구를 받기도 했다.

생보사 중에서 일부 수수료가 인상된 보험사는 신한생명, AIA생명이다. KB생명도 최근 일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 조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들이 보험사에 0.01~0.02% 가량 인상을 요구했고, 오히려 수수료율을 낮춘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율이 인하된 곳은 라이나생명, 하나생명이다. 신용카드 수납율이 지난해 9월 10%에서 최근 7%까지 떨어진 하나생명 측은 제휴 맺은 일부 카드사의 수수료율이 2%대에서 1%대로 인하됐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사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2%대 초·중반 수준이다.

반면 KDB생명은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에 카드수납 전면 폐지로 맞섰다.

KDB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만족과 편의를 위해 1%대의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월 2.3%의 높은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부담하며 보험료 카드수납 서비스를 유지해왔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금리인하 추세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4월 5일부로 불가피하게 신용카드 가맹점을 해지하게 돼 신용카드 수납 서비스를 중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변동이 없는 곳도 있다.

계열사인 삼성카드에 한해서만 부분적으로 카드결제가 가능한 삼성생명은 수수료 변동이 없었으며, 미래에셋생명도 전과 동일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애초에 모든 카드수납을 제한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변화에 따른 보험사들의 희비교차로 보험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업계의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가 인상되면 보험사들의 사업비도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담이 커진 보험사들이 카드 납입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납입을 거부하는 행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