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설립 드러나

김진호 기자
입력일 2016-04-04 15:45 수정일 2016-04-04 15:59 발행일 2016-04-05 1면
인쇄아이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곳에 주소지를 한국으로 기재한 한국인이 195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유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헌 씨가 2012년 5월18일 3개 회사를 설립해 스스로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회사는 1달러 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이며, 노재헌 씨의 유령회사 주소지 소재 빌딩은 해당 업체 외에도 수천 곳의 유령회사들이 주소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뉴스타파 측은 설명했다.

노재헌 씨는 설립 당시 참여했다가 2013년 5월 이사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 측은 재헌 씨 측이 간접적인 경로로 “개인적 사업 목적에서 회사를 세웠으며, 회사를 이용해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측은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korea’ 키워드로 검색되는 파일이 1만5000여건에 달했으며, 한국에 주소지를 둔 이름이 195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195명의 회사설립 관련 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취재 보도하겠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국제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확보한 뒤 탈세 혐의와 관련 세원이 포착되는 대로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특히 독일 등과 국제공조를 통해 명단을 입수해 정밀 분석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햐졌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뉴스타파가 버진아일랜드나 케이만 제도 등 조세회피처를 통한 역외 탈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원본 자료를 입수, 이듬해까지 총 48명을 세무조사해 총 1324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한편 뉴스타파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현직 각국 정상과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홍콩의 유명 영화배우 성룡 등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