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웃었다’ 현대증권 품은 KB, 3대 증권사로 ‘우뚝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31 19:09 수정일 2016-03-31 19:20 발행일 2016-03-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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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금융그룹]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에 1조원에 가까운 통 큰 배팅을 했다. 일반 행원으로 출발,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 수장에 오르며 ‘서번트 리더십 신화’를 썼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LIG손해보험 인수에 이어 또 한번 빅 매치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증권업계 18위(자기자본 기준)인 KB투자금융이 자기보다 덩치가 5배 큰 업계 8위 현대증권을 인수해 단숨에 업계 3위로 우뚝 서게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를 따돌리고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KB금융은 입찰에서 9000억~1조원 안팎의 최고 가격을 써내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엑티스 등 경쟁자를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지분 22.56%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따지면 3669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로 증권업계 순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총자본 기준으로 보면 업계 18위인 KB투자증권(6230억원)과 현대증권(3조2800억원)이 통합할 경우 미래에셋증권(7조8000억원)·NH투자증권(4조5300억원)에 이어 단숨에 업계 3위 증권사로 발돋음하게 된다. .

1955년생인 윤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상고 출신 은행원으로 출발, 2002년 국민은행에 합류하고 2014년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수장이 된 후 가장 공을 들인 일 중 하나가 바로 ‘비은행 강화’다. 윤 회장은 단순히 기업을 키우는 데 그친 게 아니라 기회 있을 때마다 은행으로 쏠린 그룹의 수익구조의 다각화를 강조하며 실질적인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12번째 계열사로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B금융은 오는 5~6월께 협상을 마무리하고 현대증권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KB투자증권과 합병할 예정이다. 인수·통합으로 그룹 전체 시너지 효과를 얼마만큼 가져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노조의 반발 등 잡음만 나지 않으면 통합은 파괴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