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돈 벌려고… 보험사기금액 급증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22 16:38 수정일 2016-03-22 17:21 발행일 2016-03-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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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장기손보 사기 급증
블랙박스·CCTV 설치에 자동차사기 '뚝'
지난해 적발금액 총 6549억원
# 속칭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A씨는 보험설계사 B씨와 짜고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들을 유치했다. B씨는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 비용을 실손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로 가짜 환자들을 끌어들였고, 그 명목으로 A씨에게서 소개비를 받았다. 환자 130여명은 A씨 병원에서 쌍꺼풀 수술, 피부관리를 받았지만 ‘요추, 경추 염좌 등’의 병명이 적힌 허위 진단서를 이용해 보험사로부터 7억원의 보험금을 타 냈다. A씨 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 명목으로 6억 3000만원을 편취했다.

# C씨 일가족 5명은 보장성 보험 154개에 가입했다. 입원이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릎연골 이상, 허리디스크 돌출증 및 고혈압 등을 이유로 10년간 2141일을 입원했다. 입원이 용이한 병원을 찾아 울산, 부산, 김해, 서울, 경기, 대전 등 전국을 투어하며 입원을 반복했다. 보험회사로부터 편취한 8억5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은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월 40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썼다.

보험 사기 범죄 중 생명·장기손해보험 사례가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15년 보험 사기 적발 현황’을 보면 전체 보험 사기 가운데 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 비중이 50.7%(3320억원)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비중은 10년 전 21.3%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의료인이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에 대한 기획조사를 벌이면서 허위입원이나 허위 치료비 청구 사례가 대거 적발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2005년 전체의 77.6%를 차지했던 자동차 보험 사기는 지난해 47% 수준으로 급감했다. 블랙박스, CCTV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보험사기 시도 자체가 사전에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보험 사기액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총 6549억원으로 전년보다 552억원(9.2%) 증가했다.

사기 유형별로는 입원이나 장해, 사고내용을 조작하는 허위사고(4963억원, 75.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고의사고(975억원, 14.9%), 피해과장 사고(353억원, 5.4%)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혐의자 중 50대 이상의 고연령(38.4%) 및 여성(28.9%)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사기는 결국 보험료를 인상시켜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초래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