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1년…서민층은 '그림의 떡'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20 16:40 수정일 2016-03-20 16:54 발행일 2016-03-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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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80% 신용 1~3등급 高신용자 누려
원금상환 보담 느낀 중도포기 대부분 저소득층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됐던 안심전환대출의 혜택이 서민층에 돌아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금액 31억원 중 80%가 신용 1~3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6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5.6%에 불과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수혜 대상자 중 상당수가 신용 1~3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여서 ‘가계부채의 질’ 개선 효과를 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변동금리로 이자만 갚고 있던 대출을 낮은 금리의 고정·분할 상환 대출로 바꿀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판매한 상품이다. 빚을 갚아나가는 구조를 만들어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24일 출시됐다.

출시 후 기존 대출자들은 연 2.6%대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기 위해 벌떼처럼 몰렸고 출시 나흘 만에 20조원이 소진됐으며 31조원이 넘는 금액이 전환됐다.

효과는 있었다. 고정금리형과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포인트씩 올라갔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고정금리형은 35.7%,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은 38.9%까지 뛰었다.

문제는 혜택이 대부분 고신용자에게 돌아가면서 가계부채 구조 개선 의미가 퇴색됐다는 점이다.

빚을 갚을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신용자가 정책금융의 혜택을 받고 가계 빚 부실화의 위험성을 안고있는 저소득층이나 2금융권 대출자는 그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심전환대출 실행분 31조6000억원을 신용등급별로 따져보면 1등급 대출자가 39.9%, 2등급이 19.7%, 3등급 19.4%로 전체의 79%가 1∼3등급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6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5.6%에 불과했다.

안심전환대출의 특성상 원리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상품을 이용하는데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가 중도 탈락할 가능성도 저소득층이 높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월을 기준으로 전체 안심전환대출이 이뤄진 금액 가운데 3.4%인 1조852억원이 중도상환됐다.

중도상환된 금액 중 28.8%가 연소득 2000만원 미만에게서, 36.4%가 2000만원 이상 ∼ 5000만원 미만 소득자에게서 발생했다. 5000만원 이상∼8000만원 미만이 22.0%, 8000만원 이상이 12.8%로 소득이 높을수록 중도상환 금액이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저소득 가구의 경우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지만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껴 중도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경우) 신청 전에 비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